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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움베르토 에코: 세계의 도서관' 리뷰 : 책을 사랑한 지식인의 유쾌한 지혜

by 무비콜렉터 2025.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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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움베르토 에코: 세계의 도서관> 리뷰. 5만 권의 서재를 가진 거장 움베르토 에코의 유머와 지혜, '살아있는 존재'로서의 도서관과 '식물적 기억'으로서의 책에 대한 그의 깊은 철학을 만나보세요.

에코의 일러스트로 꾸며진 영화 움베르토 에코 세계의 도서관 포스터


글의 순서

  • <움베르토 에코: 세계의 도서관>, 기본 정보 및 솔직 후기
  • 움베르토 에코라는 인물: 5만 권의 서재와 유쾌한 지혜
  • 종이책 vs 전자책: 움베르토 에코가 종이책을 사랑한 이유
  • 영화 속 세계의 도서관, 이탈리아 여행을 꿈꾸게 하다
  • 대표작 <장미의 이름>, 독서 도전과 마무리

<움베르토 에코: 세계의 도서관>, 기본 정보 및 솔직 후기

영화 기본 정보

  • 원제: Umberto Eco: La biblioteca del mondo
  • 감독: 다비데 페라리오 (Davide Ferrario)
  • 장르: 다큐멘터리
  • 제작연도: 2022년
  • 러닝타임: 80분
  • 제작국가: 이탈리아
  • 영화 예고편

 

이 다큐멘터리는 세계적인 소설가이자 철학자인 움베르토 에코(1932-2016)의 개인 서재를 탐험하는 영화입니다. 5만 권이 넘는 그의 전체 장서를 중심으로, 그의 지적 세계를 깊이 들여다봅니다. 영화는 에코의 죽음 1년 전부터 촬영을 시작했으며, 2021년 여름 그의 가족의 요청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솔직 후기

솔직히 고백하자면, 처음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움베르토 에코'라는 이름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제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세계의 도서관'이라는 여섯 글자였죠.

 

하지만 영화가 끝나고 제 마음에 남은 것은 아름다운 도서관의 풍경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으로 선명한 한 사람의 모습이었습니다. 바로 움베르토 에코입니다.


움베르토 에코라는 인물: 5만 권의 서재와 유쾌한 지혜

움베르토 에코, 20세기를 대표하는 지성인

움베르토 에코가 서재의 의자에 앉아 웃고 있는 모습

영화를 보기 전까지 움베르토 에코라는 작가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혹시 저처럼 그의 이름이 낯선 분들을 위해 잠시 소개하자면, 움베르토 에코는 이탈리아의 중세학자, 철학자, 기호학자이자 소설가20세기를 대표하는 진정한 '르네상스적 지식인'입니다.

 

그는 학술 연구와 베스트셀러 소설 집필이라는 두 영역 모두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매우 드문 인물입니다. 기호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서 볼로냐 대학교 교수를 역임했습니다.

 

문학계에서는 1980년 출간된 소설 『장미의 이름』으로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켰죠. 또한 엘리트 문화와 대중문화의 경계를 허문 '열린 작품'이라는 개념을 제시한 선구자이기도 합니다.

유머러스함과 5만권의 서재

하지만 영화 속 그는 제가 상상했던 엄격한 학자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중간중간 터져 나오는 재치 있는 말솜씨에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유머가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만드는지, 그의 모습을 통해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또한 저도 그처럼 유쾌하게 나이 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움베르토 에코의 집 안에 있는 5만권 이상의 장서

그의 유머만큼이나 인상 깊었던 것은 그의 '집' 안에 있는 도서관이었습니다. 전체 장서가 5만 권이 넘는다고 하니 실로 어마어마하죠. 하지만 에코에게 도서관은 단순한 책 창고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도서관을 시간과 지식이 축적되고 연결되는 '살아있는 존재'로 여겼습니다. 그에게 도서관은 지적 호기심을 채우고 인간의 정체성을 유지하게 해주는 심장과도 같은 공간이었던 셈입니다.

"인터넷에는 수많은 정보가 있지만 필터링되지 않았습니다. 도서관은 우리에게 수 세기에 걸쳐 필터링된 지식을 제공하죠."

 

그는 인터넷 속 정보는 그저 '죽어있는 지식'일 뿐이며, 그것을 받아들여 내 것으로 만들 때 비로소 진정한 가치를 지닌다고 강조합니다.


종이책 vs 전자책: 움베르토 에코가 종이책을 사랑한 이유

이 영화의 핵심이자, 제 마음을 가장 크게 울렸던 부분은 단연 '종이책'에 대한 그의 애정이었습니다. 그는 아이패드에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담아 미국 여행에 가져갔던 경험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이내 불편함을 토로하죠. 밑줄을 그을 수도, 귀퉁이를 접을 수도, 무심코 딸기잼을 묻힐 수도 없다는 안타까움을요. 그의 이런 생각은 단순히 아날로그적 감수성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움베르토 에코의 서재에 책이 쌓여있는 모습

에코는 을 나무와 파피루스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식물적 기억'에 비유했습니다. 이는 인간의 뇌(유기적 기억)디지털 정보(광물적 기억)와는 다른, 안정적이고 변치 않는 기억의 형태라는 의미입니다.

 

또한 그는 책을 다룰 때 장갑을 끼지 않고 손끝으로 직접 만지는 물리적 교감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잉크와 먼지, 누군가의 손자국이 책에 스며드는 것 자체를 가치 있게 여긴 것이죠.

 

그의 말에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저 역시 '밀리의 서재'를 이용하며 오디오북과 전자책의 편리함을 맛보았지만, 이상하게 종이책만큼 몰입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책장을 넘기는 소리, 손끝에 느껴지는 종이의 질감, 새로 산 책의 잉크 냄새. 어쩌면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종이책을 경험한 세대이기에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디 종이책이 사라지지 않는 세상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기를, 그의 말을 빌려 간절히 바라봅니다.


영화 속 세계의 도서관, 이탈리아 여행을 꿈꾸게 하다

영화 속에 나오는 세계의 도서관 속 모습

영화는 이탈리아와 독일을 중심으로 세계 곳곳의 아름다운 도서관들을 스크린 가득 비춥니다. 숨 막히게 아름다운 건축물과 그곳을 가득 채운 오래된 책들을 보고 있자니, 당장이라도 비행기 표를 끊고 싶다는 욕구가 솟구쳤습니다.

 

특히 이탈리아 여행을 가게 된다면, 유명 관광지가 아닌 '도서관 여행'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새로운 꿈이 생겼습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도서관들은 단순한 배경이 아닙니다. 그곳은 에코의 철학과 사상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살아있는 공간이죠.

현실적 디자인의 중국 텐진의 빈하이 도서관 모습

배우가 에코의 글을 낭독할 때 등장하는 '어둡고 아름다운 목재 도서관'부터, 너무나 미래적인 디자인 때문에 현실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도서관까지. 영화는 이 공간들을 통해 에코가 말한 '세계의 도서관'이라는 개념, 즉 인류의 보편적 기억 저장소로서의 도서관의 의미를 완벽하게 구현해 냅니다.

 

영화 속 도서관들의 목록이 궁금하시다면, 또는 영화를 보고 저처럼 '도서관 여행'을 꿈꾸게 된 분들은 아래 글을 통해 영화 속에 나온 세계의 도서관에 대해 더 자세한 정보를 확인해 보세요.

✅영화 <움베르토 에코:세계의 도서관> 속 아름다운 도서관 12곳

 

영화 <움베르토 에코:세계의 도서관> 속 아름다운 도서관 12곳

영화 에 등장한 아름다운 도서관 12곳을 총정리했습니다. 이탈리아, 독일부터 멕시코, 중국까지, 당장 버킷리스트에 추가하고 싶은 세계의 지식 성전으로 함께 떠나보시죠.들어가며: 스크린 너

happy.heestory26.com


대표작 <장미의 이름>, 독서 도전과 마무리

 

장미의 이름 (상) - 예스24

20세기 최고의 석학, 움베르토 에코가 쓴 놀라운 지적 추리 소설. 전 세계 2천만 독자가 읽은, 금세기 최고의 화제작.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과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 프랜시스 베이컨의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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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에게 완전히 매료된 저는, 영화가 끝나자마자 그의 가장 유명한 책 <장미의 이름>을 찾아보았습니다. 하지만 책의 첫 몇 페이지만 넘겨보고도 덜컥 겁이 났습니다.

 

처음부터 방대한 지식의 양에 압도되어, 과연 내가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죠. 하지만 포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영화 속 유쾌한 할아버지의 머릿속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궁금하니까요.

 

일단은 제 '읽고 싶은 도서 목록'에 소중히 넣어두고, 올해가 가기 전에 꼭 한번 시도해 보려 합니다. 시도해 보고 정 힘들면 그때 포기해도 늦지 않겠죠.

 

영화를 통해 만난 움베르토 에코는 제게 많은 숙제를 남겨주었습니다. 유머가 함께하는 삶을 살 것, 종이책을 더 사랑할 것, 그리고 새로운 여행을 꿈꿀 것. 마지막으로, <장미의 이름> 책 완독하기까지. 여러분에게 책과 도서관은 어떤 의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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