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리뷰

영화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결말 해석: 당신이 놓친 소름 돋는 진실

by 무비콜렉터 2025. 7. 28.
반응형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영화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를 보고 머릿속에 물음표가 가득하셨나요? 이 글은 영화를 보게 된 솔직한 이유부터, 제목에 숨겨진 의미, 관객 모두를 혼란에 빠뜨린 충격적인 결말에 대한 3가지 해석, 그리고 영화 곳곳에 숨겨진 상징까지 모두 알려드립니다.

영화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포스터

1. 영화를 보고 난 뒤 떠오르는 질문들

고요한 숲을 뒤흔든 한 발의 총성처럼,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영화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관객들의 마음에 강렬하고도 수많은 질문을 남깁니다.

 

특히 모두를 충격에 빠뜨린 마지막 장면 이후, 우리는 멍하니 스크린을 바라보며 되뇌게 됩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악은 정말 없는 걸까?", "하나의 생사는 어떻게 된 걸까?", "타쿠미는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그렇다면 진짜 악은 무엇일까?"

 

아름답고 평온해 보이던 자연과 그 속의 순박한 사람들. 하지만 영화는 정말 제목처럼 '악은 없다'라고 말하는 걸까요? 어쩌면 감독은 더 교묘한 방식으로 악의 본질을 묻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2. 영화 제목의 의미

이 영화의 제목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 가장 무서운 역설입니다. 영화는 거창하고 극적인 악당을 보여주는 대신, 무관심과 불균형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일상과 시스템 곳곳에 스며든 '평범한 악'의 존재를 서늘하게 폭로합니다.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영화 속 호수가 얼어있는 모습

악의 부재를 외치는 제목이야말로, 바로 그 악을 직시하게 만드는 감독의 가장 영리한 장치인 셈입니다.

3. 충격적 결말, 대체 왜 그랬을까? (결말 해석)

영화의 마지막, 주인공 '타쿠미'는 도시에서 온 글램핑 업체 직원 '타카하시'의 목을 조릅니다. 선량해 보이기까지 했던 그의 돌발 행동에 관객들은 혼란에 빠집니다. 이 장면에 대한 해석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해석 1: 자연의 수호자, 균형을 되찾다

가장 보편적인 해석입니다. 타쿠미는 '자연 그 자체' 혹은 '자연의 섭리를 대변하는 존재'로 그려집니다. 타카하시가 딸 '하나'를 사슴으로부터 구하려는 선의의 행동을 보이지만, 자연의 입장에서 보면 이는 섣부른 개입이자 균형을 깨뜨리는 행동입니다.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속 타쿠미의 딸 하나가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는 모습

결국 타쿠미의 행동은 깨져버린 균형을 복원하려는 자연의 본능적인 반격이라는 것입니다. 특히 총에 맞아 상처 입은 새끼 사슴과 하나가 겹쳐 보이는 연출은 이 해석에 힘을 싣습니다.

해석 2: 인간의 분노, 내면의 야생성이 폭발하다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속 마을을 개발하려는 도시 직원들이 발표하는 모습

타쿠미를 온전히 인간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해석입니다. 그는 계속해서 도시 사람들의 논리를 묵묵히 들어주며 인내했지만, 소중한 딸에게 닥친 위험 앞에서 억눌렀던 분노와 야생성이 폭발한 것입니다.

 

이는 자연과 동화되어 살아가던 인간의 경계가 무너지는 순간을 보여주며, 인간 내면에도 예측 불가능한 심연이 존재함을 암시합니다.

해석 3: 모든 것은 상징, 현실이 아니다

마지막 장면이 실제 일어난 일이 아니라,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장면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타쿠미가 폭력을 쓰고 타카하시가 쓰러지는 모습 등은, 인간이 자연의 일에 함부로 끼어들었을 때 어떤 끔찍한 결과가 생기는지 보여주는, 교훈을 담은 이야기와 같다는 것입니다.

 

감독은 이 현실 같지 않은 장면으로 관객들이 머리로 따지기보다, 가슴으로 큰 충격을 받기를 원했다는 해석입니다.

결론

이 세 가지 해석 중, 개인적으로는 첫 번째 해석에 가장 마음이 갑니다. 타쿠미의 행동이 인간의 섣부른 개입을 막고 자연의 섭리를 지키려는 필사적인 몸부림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극 중에서 "사슴은 절대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고 했던 타쿠미의 말을 떠올려보면 마지막 장면은 더욱 미스터리하게 다가옵니다.

영화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속 타쿠미가 하나를 등에 업고 걸어가며 사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장면

총에 맞은 사슴이 궁지에 몰려 하나를 공격한 것일까요? 아니면 상처 입은 사슴과 하나는 어느새 같은 존재가 된 것일까요? 영화는 확실한 답을 주지 않지만 한 가지는 분명해 보입니다.

 

설령 사슴이 하나를 공격했더라도, 그것은 생존을 위한 본능일 뿐 인간이 규정하는 '악'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영화는 바로 그 지점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요?

4. 영화 곳곳에 숨겨진 상징들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말뿐만 아니라 영화 전반에 걸쳐 다양한 상징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 : 마을의 생명줄이자 순수함의 상징입니다. 타쿠미가 정성껏 길어 나르는 샘물은 자연과의 교감을 의미합니다. 글램핑 업체가 이 물의 상류를 오염시킬 수 있다는 사실은 갈등의 핵심 원인이 됩니다.
  • 사슴: 말없이 숲을 지켜보는 관찰자이자 연약한 자연 그 자체를 상징합니다. 인간의 영역 침범으로 갈 곳을 잃고, 결국 상처를 입는 모습인간으로 인해 파괴되는 자연의 모습을 은유합니다.
  • 숲과 나무: 영화의 오프닝, 카메라는 한참 동안 하늘을 향해 뻗은 나무들을 비춥니다. 이는 인간이 아닌 자연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려는 감독의 의도입니다. 숲은 인간의 모든 행위를 말없이 품어주지만, 때로는 경외와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영화 오프닝에 나오는 하늘을 향해 뻗어있는 모습

5. 감독의 목소리: "자연에는 선도 악도 없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여러 인터뷰를 통해 "자연에는 선과 악, 그리고 정의가 없다"고 직접적으로 밝혔습니다. 이는 인간의 기준으로 자연을 재단하려는 시도 자체의 한계를 지적하는 것입니다.

 

그는 관객이 영화를 보며 스스로가 자연에게 '관찰당하는' 느낌을 받길 원했다고 합니다.

영화 속 타쿠미가 산에서 물을 긷는 장면

실제로 산에서 물을 긷는 장면을 떠올려보면, 카메라는 한 곳에 고정되어 있고 인물들은 프레임 안으로 들어왔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합니다.

 

왜 저렇게 촬영했을까 궁금증을 자아냈던 바로 그 장면들이, 인물의 시점이 아닌 주체 없는 카메라의 시선을 통해 관객을 관찰자로 만들려는 감독의 의도였던 것입니다.

 

결국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친절하게 답을 알려주는 영화가 아닙니다. 대신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의 돌멩이 하나를 던집니다.

 

우리가 무심코 행하는 행동들이 세상의 균형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 그리고 그 결과는 과연 누구의 책임인지 말입니다.

 

영화관을 나선 후에도 오랫동안 숲의 서늘한 공기와 함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질문들, 그것이야말로 이 영화가 남긴 가장 깊은 여운일 것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