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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영화 <룸 넥스트 도어>: 황금사자상 수상작, 결말, 원작과 비교

by 무비콜렉터 2025.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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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틸다 스윈튼, 줄리안 무어 주연의 <룸 넥스트 도어> 결말 해석과 원작 소설 『어떻게 지내요』와의 차이점, 그리고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이 묻는 죽음과 존엄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담은 글입니다.

룸 넥스트 도어 포스터

1. 이 영화를 지금 당장 봐야 하는 이유

영화 <룸 넥스트 도어>를 봐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칩니다. 단순히 '좋은 영화'라는 말로는 부족한, 우리 삶의 가장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영화를 볼지 말지 망설이는 당신을 위해 이 영화의 매력을 요약해 드립니다.

🎬 출연진 | 이름만으로도 신뢰가 가는 조합

설명이 필요 없는 두 배우, 틸다 스윈튼과 줄리안 무어가 스크린을 가득 채웁니다. 전혀 다른 개성을 가진 두 배우가 만나 뿜어내는 연기 시너지는 그 자체로 하나의 사건입니다.

🎨 감독 | 거장의 첫 번째 도전

거장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와 틸다 스윈튼, 줄리안 무어가 대본을 보며 이야기하는 모습

자신만의 독보적인 스타일을 구축한 세계적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첫 영어 장편 영화입니다. 특유의 강렬한 미장센이 뛰어나며, 두 주인공의 의상을 통해 드러나는 대비되는 색감은 관객의 눈을 사로잡습니다.

🏆 수상 내역 | 작품성의 완벽한 증명

제81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 수상. 이 한 줄만으로도 이 영화의 가치는 충분히 증명됩니다.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니스가 인정한 올해 최고의 영화라는 타이틀은 우리가 이 영화를 스크린에서 봐야 할 가장 강력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최근 우리나라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 수가 없다’가 베니스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려옵니다. <룸 넥스트 도어>를 이은 황금사자상 수상을 기대해 봅니다.

📚 원작 | 탄탄한 서사의 힘

이 영화는 미국의 작가 시그리드 누네즈의 소설 『어떻게 지내요』(원제: What Are You Going Through)를 원작으로 합니다. 원작을 흥미롭게 읽은 독자로서 영화가 개봉되기를 오래 기다렸습니다. 탄탄한 스토리감독의 뛰어난 색채 감각이 더해져, 원작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하나의 작품이 탄생했습니다.

※ 스포일러 주의! 이하 내용은 영화의 결말을 포함하고 있으니, 관람 후 읽기를 권장합니다.

 

2. 영화의 결말, 그리고 죽음에 대한 질문

함께 지내던 집에서 마사는 잉그리드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마지막을 맞이합니다. 집에 돌아온 잉그리드는 선베드에 누워있는 마사의 마지막을 지키며, 끝까지 그녀의 비밀을 묵인하는 든든한 친구로 남습니다.

마사 역의 틸다스윈튼이 창을 통해 바깥을 바라보는 모습

좋은 영화는 마지막에 질문을 던진다고 합니다. <룸 넥스트 도어>는 이처럼 친구의 마지막을 지켜보는 과정을 통해 우리에게 쉽사리 답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에게는 존엄한 죽음을 선택할 권리가 있는가?"

 

마사의 고통이 얼마나 극심했기에, 삶의 의미와 희망이 모두 사라졌기에 미련 없이 죽음을 택할 수 있었을까요. 하지만 "내가 나인 채로 죽고 싶다"는 그녀의 말에는 깊이 공감하게 됩니다. 약에 취해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병상에서 마지막을 맞이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영화의 제목인 '룸 넥스트 도어'는 단순히 마사가 머물던 옆방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 곁에 항상 존재하지만 애써 외면하는 '죽음' 그 자체에 대한 은유입니다.

잉그리드 역의 줄리안 무어가 마사가 예전에 써둔 유서 봉투를 발견한 모습

마사는 그 방문을 스스로 열었고, 잉그리드는 그 문 앞에서 친구의 마지막을 지켜봤습니다.

마지막 순간, 행복하고 설레 보이기까지 했던 마사의 모습처럼, 과연 우리는 그렇게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을까요? 영화는 우리에게 삶의 존엄만큼이나 '죽음의 존엄'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듭니다.

 

3. 영화와 원작의 차이점

알모도바르 감독은 원작 소설 『어떻게 지내요』의 핵심 철학을 유지하면서도, 자신만의 색채를 입혀 영화적으로 과감하게 재창조했습니다. 원작을 읽은 관객이라면 다음과 같은 차이점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으실 겁니다.

인물 설정의 변화

원작에서 비교적 냉정한 모습으로 그려졌던 마사의 딸이, 영화에서는 엄마를 그리워하는 감동적인 모습으로 각색되어 두 사람의 관계에 온기를 더합니다. 마사의 딸 역할을 틸다 스윈튼이 1인 2역으로 소화했다는 점 또한 흥미로운 관람 포인트입니다.

공간의 재해석(미장센)

가장 눈에 띄는 차이점은 마사가 마지막을 보내는 공간입니다. 원작과 달리 영화는 숲 속의 고립된 모던 하우스를 배경으로 선택합니다. 이는 감독의 의도적인 미장센으로, 집이 주는 따뜻함보다는 온기 없는 사무실 같은 느낌을 자아냅니다.

이 차가운 공간은 '죽음'이라는 계획을 실행하는 장소의 비정하고 서늘한 분위기를 시각적으로 극대화하는 탁월한 장치로 기능합니다.

시각적 구현

영화 속 미장센이 돋보이는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과 파랑색이 어우러진 마사의 집에서 마사와 잉그리드가 대화하는 모습

알모도바르는 원작의 내면 묘사를 강렬한 색감과 미장센으로 시각화합니다. 특히 알모도바르 영화의 상징인 '붉은색'은 영화 곳곳에서 열정, 고통, 생명력을 동시에 상징하며 텍스트만으로는 느낄 수 없는 복합적인 감정을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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