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리뷰/멜로|로맨스

<소년 시절의 너> 결말: 서로의 세상을 지키기 위한 선택

by 무비콜렉터 2025. 8. 22.
반응형

영화 <소년시절의 너>의 줄거리, 서로를 지키려 했던 선택이 담긴 결말 해석과 실화 여부, 그리고 왜 이 영화가 모두의 인생영화로 불리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감상평을 담았습니다.



감상 계기와 OTT 정보

소년시절의 너 포스터 속 첸니엔을 바라보는 샤오베이

혹시 '볼 수 없을 때 더 간절해지는' 경험, 다들 한 번쯤 있지 않으신가요? 제게는 영화 <소년시절의 너>가 바로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작년부터 꼭 보고 싶어 위시리스트에 담아두고, 제가 구독하는 OTT에 올라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죠.

 

하지만 한동안 목록에만 머물러 있었는데요. 최근 드디어 디즈니 플러스에 업로드된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한 심리죠? 그렇게 보고 싶었던 영화인데도, 막상 언제든 볼 수 있게 되니 그 간절했던 마음이 조금은 희미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쿠팡플레이에서도 볼 수 있게 되면서 희소성이 사라진 탓일까요? '나중에 봐야지' 하고 미루게 되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 영화'라고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궁금했습니다.

 

도대체 어떤 이야기이길래 이토록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하는 마음 하나로 영화를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2025년 8월 기준 OTT 정보로는 디즈니 플러스, 쿠팡플레이, 왓챠, U+모바일 TV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이 정보는 변경이 가능하니 최신의 OTT 정보는 키노라이츠를 통해 확인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간략 줄거리: 세상의 끝에서 만난 두 소년 소녀

햑교에서 따돌림의 대상이 된 첸니엔

영화는 중국의 지옥 같은 대입 시험 '가오카오'를 앞둔 고3 소녀 '첸니엔'(주동우)의 시점에서 시작됩니다. 끔찍한 학교 폭력으로 친구가 세상을 떠난 뒤, 괴롭힘의 다음 대상이 된 첸니엔. 그녀는 오직 명문대에 합격하는 것만이 이 지옥을 벗어날 유일한 길이라 믿으며 모든 것을 견뎌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불량배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던 길거리 소년 '샤오베이'(이양천새)를 만나게 되고, 이 우연한 만남은 두 사람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꿔놓습니다.

 

세상에 기댈 곳 없던 두 사람은 서로에게 유일한 안식처가 되어주고, 샤오베이는 첸니엔의 그림자가 되어 그녀를 학교 폭력으로부터 지켜주기로 약속합니다. 하지만 그들을 둘러싼 현실은 점점 더 잔혹해져만 갑니다.


결말: 서로의 세상을 지키려 했던 선택, 그리고 희망

영화 포스터의 어두운 분위기만 보고 주인공 둘 중 한 명은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할 것이라 짐작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예상을 넘어, 상처 속에서도 끝내 희망을 찾아내는 결말로 우리를 안도하게 합니다.

거짓과 희생: 너의 미래를 위한 나의 선택

영화 속 길거리 소년 샤오베이

첸니엔을 지옥으로 몰아넣던 가해자 웨이라이가 시체로 발견됩니다. 모든 정황이 첸니엔을 가리키고, 그녀는 유력한 용의자로 경찰에 붙잡힙니다. 하지만 끔찍한 폭력을 당했을 때조차 복수하려는 샤오베이를 눈물로 말렸던 그녀가 절대 범인일 리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음 날 시험을 봐야 하는 첸니엔은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나지만, 경찰의 감시는 계속됩니다. 무사히 시험을 마친 그 순간, 첸니엔의 평범한 삶을 지켜주기 위한 샤오베이의 처절한 계획이 시작됩니다.

 

샤오베이는 자신이 웨이라이를 죽였다고 거짓 자백을 합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 첸니엔에게 '깨끗한 미래'를 선물하려 한 것입니다. 그의 계획에 첸니엔은 절규하며 반대하지만, 샤오베이는 어둠의 세계는 자신 하나로 족하다며 그녀를 설득합니다.

 

'진짜 어른'의 개입, 그리고 밝혀진 진실

첸니엔을 지키기 위해 함께 걷는 샤오베이와 첸니엔

결국 첸니엔은 샤오베이의 희생을 받아들이고, 대입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위태로운 거짓말을 끝까지 의심한 정형사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는 단순히 사건을 해결하는 경찰이 아닌, 잘못된 선택의 기로에 선 미성년자들을 구원하려는 '진짜 어른'이었습니다.

 

정형사는 전과가 있는 샤오베이가 사형에 처해질 것이라는 충격적인 거짓말로 첸니엔의 마음을 흔듭니다. 그는 알았던 것입니다. 그들의 선택이 서로를 위한 위대한 사랑일지라도, 결국 미래에 감당 못 할 후회로 돌아올 어리석음이라는 것을요. 어른의 진심 어린 개입 덕분에 그들은 비로소 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모든 사건의 진실은 이렇습니다. 웨이라이는 자신의 잘못을 빌면서도, 반성 없는 태도로 첸니엔을 다시 자극했고, 찰나의 분노를 참지 못한 첸니엔이 그녀를 밀치면서 의도치 않은 죽음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샤오베이는 그 모든 것을 덮어주려 했던 것이죠. 결국 첸니엔은 과실치사죄로 징역 4년을 선고받게 됩니다.

 

밝은 세상으로 함께 걷다

시간이 흘러 첸니엔은 그토록 원하던 세상으로 나아가 교사가 되었습니다. 그녀는 과거의 자신처럼 따돌림당하는 학생을 외면하지 않고, 기꺼이 그의 옆에서 함께 걸어주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예전처럼 첸니엔의 뒤를 샤오베이가 따라 걷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더 이상 어두운 골목길에서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숨지 않습니다. 환한 가로등과 CCTV 아래, 그는 당당한 모습으로 그녀의 뒤를 지킵니다.

 

영화 속 첸니엔의 영어 수업 장면이 이 결말을 더욱 의미심장하게 만듭니다. 'was'와 'used to'의 차이를 가르치던 장면입니다. 과거에 그랬지만 지금은 더 이상 아니라는 'used to'의 의미처럼, 그들은 더 이상 숨거나 현실을 외면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더 이상 어둡고 아픈 과거에 갇혀있던 소년, 소녀가 아니었습니다. 서로를 구원하고 마침내 세상 밖으로 걸어 나온,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가 된 것입니다.


<소년시절의 너>는 실화일까?

많은 관객들이 영화의 사실적인 묘사 때문에 <소년시절의 너>를 실화라고 생각하지만, 정확히 말해 특정 실존 인물의 사건을 그대로 옮긴 것은 아닙니다.

 

이 영화는 '주위에시(Jiu Yuexi)' 작가의 인기 웹소설 《소년시-이토록 아름다운 너(少年的你, 如此美丽)》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설과 영화가 다루는 핵심 주제, 즉 중국의 극심한 입시 경쟁(가오카오)과 그 속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학교 폭력은 중국의 가혹한 '현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소년시절의 너>는 '하나의 실화'가 아닌 '수많은 실제 이야기'를 담아낸, 현실에 가까운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감상평: 왜 인생영화인가?

첸니엔을 대신해 교도소에 수감된 샤오베이에게 첸니엔이 면회온 장면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소년시절의 너>를 '인생 영화'로 꼽는지 마음 깊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10대들의 애틋한 이야기를 넘어, 이토록 힘든 현실 속에서 '어른들은 어디에 있었는가' 하는 아픈 질문을 던집니다.

 

첸니엔과 샤오베이를 막다른 길로 몰아세운 건 비단 가해 학생들만이 아니었습니다. 못 본 척 외면한 친구들,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한 학교, 그리고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무책임한 어른들 모두가 보이지 않는 가해자였죠.

 

서로의 위로가 되어주는 첸니엔과 샤오베이

영화는 기댈 곳 없이 서로에게 전부가 되어야만 했던 두 아이의 모습을 통해, 보는 내내 우리 사회에 무거운 질문을 남깁니다. 특히 두 주연 배우의 연기는 정말이지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듭니다.

 

모든 감정을 눈빛 하나에 담아내는 듯한 주동우(첸니엔)와, 세상에 상처받아 거칠어 보이지만 누구보다 순수한 마음을 가진 이양천새(샤오베이)의 연기 덕분에 이야기에 푹 빠져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학교 폭력으로 삭발할 수 밖에 없었던 첸니엔을 위해 함께 삭발한 샤오베이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두 사람이 함께 머리를 삭발하는 장면이었습니다. 너무도 슬프지만 함께 있어 서로의 위로가 될 수 있는 존재. 그들의 연기가 너무나 실감 났기 때문에 이 영화가 실화라고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넌 세상을 지켜, 난 너를 지킬게."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 이 영화를 관통하는 메시지. 이 대사 한마디가 영화의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 같아, 가슴을 울리는 영화였습니다. 누구도 지켜주지 않는 서로를 지키려는 두 사람의 눈빛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은 영화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