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 / 2025. 7. 17. 20:16

[영화 리뷰] 비포 선라이즈, 대화만으로 사랑에 빠지는 마법 같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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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포 선라이즈> 리뷰. 우연을 운명으로 만든 제시와 셀린의 단 하루. 낭만의 도시 비엔나에서 펼쳐지는 끝없는 대화와 설렘, 그리고 6개월 뒤를 약속하는 애틋한 여운을 만나보세요.

영화 소개

영화 비포선라이즈 포스터 속 서로를 바라보는 제시와 셀린

혹시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꿈꿔본 적 있나요? 혹은 기차 안에서 우연히 시작된 대화가 잊지 못할 하루를 선물하는 상상을 해본 적은요? 여기, 그런 상상을 스크린에 완벽하게 옮겨놓은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많은 이들의 '인생 로맨스 영화'로 꼽히는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비포 선라이즈 (Before Sunrise, 1995)>입니다.

 

우연일까, 운명일까?

비포선라이즈 기차 안 첫만남

영화는 아주 단순한 설정에서 시작합니다. 파리로 향하는 기차 안, 어느 부부의 시끄러운 말싸움에 자리를 옮기는 ‘셀린(줄리 델피)’. 옮긴 자리가 미국인 청년 ‘제시(에단 호크)’의 건너편 자리입니다. 자리를 옮긴 셀린을 힐끔거리는 제시. 그런 그를 흘깃 바라보는 셀린. 그것은 우연이었을까요, 운명이었을까요? 영화 속에서 셀린은 사실 일부러 제시의 맞은편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이야기합니다. 그 말이 농담이었는지 진담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말이 그녀의 진심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운명을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 아닐까요? 아무튼 자리를 옮긴 셀린과 제시는 짧은 시간 동안 서로에게 강하게 끌리게 됩니다.

 

대화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대화'입니다. <비포 선라이즈>에는 흔한 로맨스 영화의 극적인 사건이나 갈등이 없습니다. 대신 처음 만난 제시와 셀린이 서로를 알아가며 나누는 끊임없는 대화가 영화 전체를 채웁니다. 사랑, 가치관 등 삶에 대한 진지한 생각부터 유치한 농담까지. 그들은 전화 통화를 가장한 대화 속에서 그들의 속마음을 이야기하며 사랑의 시작을 서로에게 속삭입니다.

비포 선라이즈 속 대화하는 주인공들

우리는 보통 로맨스 영화에서 화려한 이벤트나 운명적인 사건을 기대하지만, 이 영화는 '서로에게 귀 기울이고 깊이 공감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로맨스임을 보여줍니다.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밤새도록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 그것만큼 짜릿한 일이 또 있을까요? 제시와 셀린의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도 저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 영화가 이렇게 오랜 시간 사람들의 ‘인생 영화'로 꼽히는 것이 아닐까요?

 

비엔나, 로맨틱한 도시

비포선라이즈 레코드 가게 청음실에서 서로를 흘끔거리는 주인공들

두 사람의 대화만큼이나 인상적인 것은 영화의 배경이 되는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풍경입니다. 그들이 거니는 비엔나의 거리는 모두 로맨틱한 장소로 변합니다. 레코드 가게의 작은 청음실, 산책하다 만난 거리의 시인, 잔디밭과 와인, 새벽에 들려오는 하프 연주 소리, 프라터 공원의 대관람차까지.

비포선라이즈 배경이 된 비엔나의 밤

비엔나의 아름다운 장소들은 단순한 배경을 넘어 두 사람의 감정을 더욱 깊고 풍성하게 만드는 또 다른 주인공 역할을 톡톡히 해냅니다. 영화를 보고 났을 때 비엔나를 꼭 한번은 여행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비포 선라이즈>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비포선라이즈 이별을 앞둔 주인공들

급속도로 서로에게 빠져드는 두 사람이지만 물리적인 거리(미국과 프랑스)라는 현실을 마주하며 다시 만나지 않을 것을 약속하고 비엔나에서 하루를 보내게 됩니다. 하지만 그 약속은 시작된 사랑이라는 감정 앞에서 계속해서 흔들립니다. 영화는 흔들리고 흔들리는 그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꿈같은 하루가 지나고, 두 사람은 이별의 순간을 맞이합니다. 그들은 연락처를 교환하는 대신, 6개월 뒤 같은 장소에서 다시 만나자는 어쩌면 무모한 약속을 하게 됩니다. 이 열린 결말은 영화가 끝난 뒤에도 오랫동안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그들은 다시 만났을까요? 그 비밀은 <비포 선셋>에서 이어집니다.

 

<비포 선라이즈>는 단순히 아름다운 로맨스 영화를 넘어, 우리에게 '인연'과 '순간'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낯선 사람과의 우연한 만남이 인생을 뒤흔들 수 있다는 기분 좋은 설렘, 그리고 짧은 하루가 영원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시간의 마법을 경험하고 싶다면 이 영화를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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