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 '극장의 시간들' 관람 후기! 피켓팅 예매부터 김대명, 고아성 배우와 함께한 GV, 대통령도 관람한 영화. 영화와 극장을 사랑하는 관객을 위한 스포 없는 리뷰입니다.
📋 글의 순서
1. 피켓팅 예매, 이 영화를 꼭 봐야만 했던 이유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어떤 영화를 봐야 할지 고민하던 제게, '극장의 시간들'이라는 제목은 그 자체로 이미 설렘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 영화는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예술영화전용관 씨네큐브가 개관 25주년을 맞아, '극장'이라는 공간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제작한 특별한 앤솔러지 영화더군요. 그 의미를 알고 나니 제목이 더 깊게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이 영화를 향한 제 마음에 불을 지핀 건 배우 김대명 님의 출연 소식이었습니다. 오랜 팬으로서 그의 연기를 스크린으로 만나는 것은 놓칠 수 없는 기회였죠.
게다가 최근 영화 '한국이 싫어서'를 통해 깊은 인상을 남긴 배우 고아성 님까지 나온다니, 이 영화는 제게 '선택'이 아닌 '운명'처럼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운명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상영관 좌석이 많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예매 코드를 누르고 들어간 순간 제 눈에 보인 것은 차가운 '매진' 두 글자였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무한 새로고침을 하던 바로 그 순간, 기적처럼 맨 뒷줄에 좌석 하나가 나타났습니다. 그렇게 제 손에 들어온 단 한 장의 티켓은, 영화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저만의 특별한 '극장의 시간'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BIFF2025 <극장의 시간들> Trailer
2. 첫 번째 이야기: 감독의 20대 실화, 이종필 감독의 '침팬지'
영화의 첫 문을 여는 이종필 감독의 '침팬지'는 2000년대 초반, 영화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가득했던 세 친구(김대명, 원슈타인, 이수경)의 이야기입니다.
조금은 엉뚱하고 황당하게 들릴 수도 있는 미스터리한 '침팬지' 이야기에 빠져드는 그들의 모습은, 영화 한 편에 온 마음을 빼앗겼던 우리 모두의 빛나는 시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가 더욱 놀랍고 특별하게 다가왔던 이유는, 영화가 끝난 뒤 이어진 관객과의 대화(GV) 시간에 있었습니다.
"영화 속 이야기가 황당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전부 제 20대 시절 실제 경험담입니다."
이종필 감독님의 이 한마디에 객석은 웃음이 터졌습니다. 우리가 스크린으로 본 그 유쾌하고 미스터리한 사건이 실화라니! 더욱이 주연 배우 김대명 님과 이종필 감독님은 실제로도 오랜 친구 사이로, 각자의 20대 시절을 보냈던 종로와 광화문의 극장가에 대한 향수를 공유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단순히 연기하는 것을 넘어, 친구의 추억이자 자신의 청춘이었던 그 시절을 재현하며 정말 행복하게 촬영했다는 말이 스크린 너머의 진심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2. 두 번째 이야기: 진심이 통하는 순간, 윤가은 감독의 '자연스럽게'
두 번째 단편인 윤가은 감독의 '자연스럽게'는 한 편의 영화가 만들어지는 촬영 현장으로 우리를 따뜻하게 초대합니다. 감독 역할을 맡은 고아성 배우는 어린이 배우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자연스러운 연기'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즐겁게 이야기합니다.
장면들이 유독 따뜻하고 흐뭇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GV를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아역 배우 출신인 고아성 배우는 촬영 내내 자신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고, 그 마음으로 아이들과 진심으로 소통했다고 합니다.
연기가 아닌 진심으로 아이들과 눈을 맞추는 그 모습은, 보는 사람마저 미소 짓게 만드는 기분 좋은 순간들이었습니다.
GV에서는 유쾌한 에피소드도 있었습니다. 한 관객이 감독 역할을 멋지게 소화한 고아성 배우에게 연출에 대한 생각이 있는지 질문했습니다.
"영화를 찍기 전에도, 그리고 영화를 찍은 지금도 연출 생각은 절대로, 전혀 없습니다."
그녀의 단호하고 유머러스한 답변에 상영관은 순식간에 웃음바다가 되었습니다. 배우로서의 확신과 재치를 엿볼 수 있는, 정말 사랑스러운 순간이었죠.
4. <극장의 시간들>이 뉴스에?!
그렇게 영화와 GV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저는 TV 뉴스에서 제가 어제 본 배우와 감독님들의 얼굴을 마주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알고 보니 이재명 대통령 내외가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해 바로 이 '극장의 시간들'을 관람하고 GV까지 함께 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제가 봤던 영화 <극장의 시간들>을 대통령이 선택해 관람했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이 영화가 가진 '함께 기억을 공유하는 힘'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재미있는 사건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통령도 본 영화인 <극장의 시간들>이 개봉 전부터 관심을 받고, 개봉 후에도 관객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 우리가 여전히 극장에 가는 이유
'극장의 시간들'은 제게 '내가 정말 영화를 사랑하는구나'라는 사실을 다시금 뜨겁게 확인시켜 준 영화였습니다. 스크린 속 이야기에 몰입하는 동안, 제 머릿속에서는 생애 처음 극장에 갔던 날의 설렘, 친구들과 함께 울고 웃었던 수많은 추억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수많은 극장이 사라지고 있는 아쉬운 시절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우리 곁에 있는 극장이라는 공간의 소중함을, 그리고 그곳에서 좋은 영화를 만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줍니다.
부디 이 영화가 더 많은 관객과 만나, 각자의 마음속에 잠들어 있던 행복한 기억을 깨우는 선물이 되기를, 그리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우리 모두의 '극장의 시간'이 계속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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