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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SF

영화 <부고니아> : 뜻, 줄거리, 개봉일, 부산국제영화제 후기

by 무비콜렉터 2025.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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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만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신작 <부고니아>. '부고니아'의 소름 돋는 뜻과 감독의 의도, 줄거리, 국내 개봉일, 해외 평점까지 모두 정리했습니다. 엠마 스톤과의 5번째 협업은 어땠을까요?

부고니아 포스터 속 엠마스톤



1. 들어가며: BIFF에서 만난 가장 기묘하고 독창적인 영화

부산국제영화제 부고니아 영화 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가장 예매 경쟁이 치열했던 작품 중 하나는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부고니아> 일 것입니다. 저 역시 엄청난 노력 끝에 스크린에서 먼저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영화가 끝나고 극장을 나서면서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단 하나의 질문이 있었습니다.

 

"이 영화의 제목, '부고니아'는 도대체 무슨 뜻이지?" 많은 분들이 이 기묘한 제목의 의미를 가장 궁금해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이 글에서는 영화의 가장 핵심적인 '부고니아'의 뜻부터 줄거리, 그리고 모두가 기다리는 국내 개봉일 정보까지 모든 것을 알려드리겠습니다.


2. '부고니아' 뜻

영화의 제목이자 핵심 상징인 '부고니아(Bugonia)'는 고대 그리스에서 행해졌던 '소의 시체에서 꿀벌을 만들어내는 의식'을 의미합니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밀폐된 공간에 소의 시체를 놓아두면 그 시체가 부패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꿀벌 떼가 생겨난다고 믿었던 것인데요. 고대 사람들은 죽음(부패한 시체)을 통해 새로운 생명(꿀벌)이 탄생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기괴하고 섬뜩한 의식의 이름이 왜 영화의 제목이 되었을까요?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잘못된 믿음이 만들어낸 광기'와 '파괴를 통해 무언가를 구원하려는 아이러니'라는 영화의 핵심 주제를 이보다 더 완벽하게 관통하는 단어는 없을 것입니다. 이 제목의 의미를 알고 영화를 보면, 모든 장면이 새롭게 보이고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경험을 하시게 될 겁니다.

 

실제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은 이 제목을 통해 표면적으로는 외계인 음모론을 다루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우리를 좁은 믿음의 틀에 가두어 버리고, 이미 믿고 있는 것만 강화해 그 틀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만드는 오늘의 세상"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하며 그 의도를 명확히 했습니다.


3. 영화 <부고니아> 줄거리 (스포일러 없음)

<부고니아>는 장준환 감독의 명작 <지구를 지켜라!>를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 작품입니다.

물류센터 직원인 테디가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고 있는 모습

물류센터 직원 테디(제시 플레먼스)사촌 동생 돈과 함께 대기업 CEO 미셸(엠마 스톤)을 납치할 계획을 세웁니다. 음모론에 사로잡힌 두 남자는 오직 자신들만이 미셸이 지구에 잠입한 외계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확신하며, 외계 행성의 침공을 막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작전을 감행합니다.

 

납치 된 미셸의 머리가 삭발된 채 온 몸에는 연고를 바르고 손에는 수갑이 채워진 모습

하지만 납치된 미셸은 자신이 외계인이 아니라고 강변하고, 그녀의 실종을 수사하는 형사가 개입하면서 상황은 점점 통제불능의 국면으로 치닫습니다.

 

영화는 이 터무니없는 상황 속에서 터져 나오는 코미디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을 절묘하게 엮어냅니다. 원작 《지구를 지켜라!》의 독창적인 상상력과 다크 코미디적 요소를 충실히 유지하면서도,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특유의 기묘한 미학과 부조리한 세계관을 한층 더 강화하여 완전히 새로운 작품으로 재탄생했습니다.


4. 요르고스 란티모스 & 엠마 스톤: 5번째 만남

이제는 '믿고 보는 조합'이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죠. <부고니아>는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과 배우 엠마 스톤의 5번째 협업 작품입니다. 그들의 환상적인 시너지는 이미 여러 작품을 통해 증명되었습니다.

  1.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The Favourite, 2018)
  2. 블리트 (Bleat, 2022) - 단편
  3. 가여운 것들 (Poor Things, 2023)
  4. 카인드 오브 카인드니스 (Kinds of Kindness, 2024)
  5. 부고니아 (Bugonia, 2025)

특히 엠마 스톤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가여운 것들> 이후, 그들의 협업은 매번 전 세계적인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번 <부고니아>에서 엠마 스톤은 냉철한 CEO의 모습부터 납치된 후의 혼란스러운 모습까지, 또 한 번 한계 없는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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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해외 반응 및 평점

제약회사 CEO인 미셸이 출근을 위해 자신의 집에서 나와 차를 향해 가고 있는 모습

부산국제영화제에 앞서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먼저 공개된 <부고니아>는 해외 평론가들로부터 전반적으로 뜨거운 호평을 받았습니다. 주요 사이트의 평점과 유력 매체의 반응을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주요 평점 사이트

  • 로튼 토마토 (Rotten Tomatoes): 신선도 지수 96% (최신 기준). 평론가들은 "엠마 스톤과 제시 플레먼스가 각자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는 <부고니아>는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특유의 지적이고 재치 있는 접근법을 현대 사회의 광기에 적용한, 완전히 정신 나간 엔터테인먼트다"라고 총평하며 극찬했습니다.
  • IMDb: 대중 평점 6.8/10 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베니스 국제영화제 주요 반응

  • 데드라인(Deadline): "정신없이 몰아치는 야생마 같은 영화"라고 표현하며 란티모스 감독의 최고작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 버라이어티(Variety): "란티모스가 비전을 가진 허무주의적 게임의 정점에 올랐다"고 평가했습니다.
  • 인디와이어(IndieWire): B 등급을 부여하며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했지만, 90분으로 러닝타임을 줄였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종합해 보면, 감독 특유의 스타일과 배우들의 열연에 대한 극찬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어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더욱 자극합니다.


6. 국내 개봉일 및 상영 정보

가장 중요한 정보죠. 영화 <부고니아>의 국내 정식 개봉일은 2025년 11월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정식 개봉에 앞서 <부고니아>는 제8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고, 이후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이콘' 섹션에 초청되어 아시아 최초로 국내 관객들과 먼저 만났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9월 19일, 21일, 24일 총 3회에 걸쳐 상영되었으며, 관객들의 폭발적인 반응 속에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작품에 대한 뜨거운 기대를 입증했습니다.

 

<부고니아> 공식 티저 예고편 보러 가기


7. 마치며: 당신의 믿음을 뒤흔들 영화

부고니아 미셸에게 속은 후 분노의 질주로 집으로 돌아가는 테디

<부고니아>는 단순히 기괴하고 독특한 영화가 아닙니다. 맹목적인 믿음과 광기, 소통의 부재가 만들어내는 비극을 감독 특유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파고드는 작품입니다.

 

원작 <지구를 지켜라!>를 보지 않고 영화를 관람했는데, 덕분에 예상치 못한 두 번의 반전에서 정말이지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영화가 끝난 후에도 그 충격 속에서 수많은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습니다.

'내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은 정말 진실일까?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가짜인가? 어쩌면 나의 굳건한 믿음조차 한 꺼풀 벗겨내면 거짓일 수 있지 않을까?'

<부고니아>는 이처럼 관객의 발밑을 송두리째 흔들어 버리는 영화입니다. 영화가 정식 개봉하면, 모든 결말을 아는 상태에서 제가 가졌던 처음의 믿음을 완전히 뒤엎고 다시 한번 관람하고 싶어 졌습니다. 아마 처음과는 전혀 다른 것들이 보이겠죠.

 

오는 11월, 요르고스 란티모스와 엠마 스톤이 만들어낸 이 기묘하고 아름다운 혼돈의 세계를 직접 확인하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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