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의 원작 연극 정보와 충격적인 결말 해석을 담았습니다. 드론에 숨겨진 진실, 가해자와 피해자의 반전, 그리고 아버지 강호창의 마지막 선택이 던지는 묵직한 메시지를 확인해 보세요.

최근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를 보았습니다. 학교 폭력이라는 무거운 소재, 그리고 가해자 부모들의 추악한 민낯을 드러내며 관객을 숨 막히게 몰아붙이는 작품이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여운이 길게 남아, 이 영화의 뿌리가 된 원작에 대한 이야기와 많은 분들이 충격을 받았던 진짜 결말에 대해 깊이 있게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 주의: 이 글에는 영화의 치명적인 스포일러와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작은 어떤 작품인가?
이 영화는 일본의 극작가 하타사와 세이고가 쓴 동명의 희곡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를 원작으로 합니다.
연극 vs 영화, 무엇이 다를까?
원작 연극은 2008년 초연된 이후, 한국에서도 극단에 의해 여러 차례 무대에 올려지며 호평받은 작품입니다.

- 공간의 한정성: 영화는 호수, 병원, 법원 등 다양한 장소를 오가지만, 원작 연극은 오로지 학교 상담실(회의실) 안에서만 진행됩니다.

- 아이들의 부재: 원작의 가장 큰 특징은 가해 학생이나 피해 학생이 무대 위에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오직 부모들과 교사들의 대화만으로 사건의 전모가 드러납니다. 아이들 없이 어른들의 이기적인 말다툼만으로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공포물보다 소름 끼치는 긴장감을 선사하는 것이 원작의 묘미입니다.
- 주제의식: 영화가 사건을 파헤치는 스릴러적 요소와 반전에 힘을 줬다면, 연극은 "내 자식만 아니면 된다"는 부모들의 집단 이기주의와 위선 그 자체에 현미경을 들이댑니다.
영화는 이 훌륭한 원작의 뼈대 위에 한국적인 정서와 시각적 장치를 더해 더욱 드라마틱하게 각색되었습니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첫 번째 반전

영화 중반부까지 관객은 혼란에 빠집니다. 강호창(설경구 분)의 아들 '강한결'은 처음에는 학교 폭력의 주동자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한결이 억울하게 누명을 쓴 '또 다른 피해자'인 것으로 밝혀집니다.

관객들 역시 강호창의 시선을 따라가며 한결이가 가해자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첫 번째 피해자였고, 건우가 담임선생에게 학폭 사실을 알리자 폭력은 한결에게서 건우로 건너가게 된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슈퍼 할머니의 결정적인 증언 덕분에 한결이 피해자였던 것과 무죄가 입증되는 듯하며 사건은 훈훈하게 마무리되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진짜 공포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하얀 새, 그리고 드론: 진실을 마주한 아버지

사건이 모두 해결되었다고 생각한 순간, 강호창은 감사의 인사를 전하러 다시 슈퍼를 찾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슈퍼 할아버지가 불쑥 건우가 죽던 날의 이야기를 꺼냅니다.
할아버지는 건우 주변에서 목격한 '하얀 새'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그것은 새가 아니라 드론이었습니다. 윤재가 한결에게 선물로 줬다던 바로 그 드론이었죠.
불길한 예감에 휩싸인 강호창은 급히 아들의 드론 메모리 카드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모니터 속에서 마주한 진실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드론이 기록한 그날의 진실

영상 속에는 한결이 드론을 조종해 절벽에 있는 건우를 찾아내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장면에서 한결은 건우와 몸싸움을 벌이다가, 직접 건우의 목을 조르는 장면이 나타납니다.
한결은 억울한 피해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가해자 무리에 휩쓸린 방관자도 아니었습니다.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친구를 죽음으로 내몬 진짜 살인자였습니다. 피해자 코스프레 뒤에 숨어 아버지를 포함한 모두를 완벽하게 속인 것입니다.
결말: 괴물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자신의 아들이 진짜 살인범이라는 명백한 증거(드론 영상)를 목격한 아버지 강호창. 변호사로서 정의를 외치던 그가 선택한 행동은 무엇이었을까요?
그는 드론을 들고 절벽으로 간 뒤, 드론을 강물 속으로 던져버립니다. 영화 내내 다른 가해자 부모들을 경멸하고 비판했던 그였지만, 결국 자신의 자식 앞에서는 그들과 똑같은, 아니 더 끔찍한 '괴물 부모'가 되기를 선택한 것입니다. 진실은 다시 한번 깊은 물 속으로 수장됩니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며 관객들은 형용할 수 없는 불쾌감과 함께 서늘한 질문을 받게 됩니다.
"당신이 한결의 아버지라면, 그 순간 드론을 경찰서로 가져갈 수 있었을까?"
영화는 자식을 위해서라면 악마와도 손잡을 수 있는 부모의 비뚤어진 사랑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한결이의 소름 끼치는 연기, 그리고 진실을 알고도 덮어버리는 아버지의 마지막 뒷모습은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을 섬뜩하게 증명합니다.
단순한 학교 폭력 영화가 아니라, 부모라는 존재의 본질적인 딜레마를 건드린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원작의 탄탄함 위에 얹어진 이 충격적인 반전 결말은 오랫동안 뇌리에서 잊히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직 이 영화를 보지 못한 분들께서는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영화를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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