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영화 <미키 17> 리뷰 글입니다. 이 글에서는 영화 미키 17의 기본 정보, 영화의 줄거리, 원작 <미키 7>과 영화의 차이점, 인간복제와 관련된 감상평까지 모두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1. 영화 <미키 17 > 정보
기본 정보
- 감독: 봉준호 (오스카 수상작 기생충 이후 신작)
- 원작: 에드워드 애슈턴의 SF 소설 《미키7》
- 주요 캐스트: 로버트 패틴슨, 스티븐 연, 마크 러팔로, 나오미 애키, 토니 콜렛 등
- 장르: SF, 블랙코미디, 드라마
- 개봉: 2025년 2월 28일
돌아온 봉준호, 이번엔 복제인간 SF
"가장 완벽한 계획은 무계획"이라던 '기생충'의 기택네 가족을 기억하시나요?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봉준호 감독이 이번에는 차가운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 영화 '미키 17'로 돌아왔습니다.
죽어도 죽지 않는, 아니 죽을수록 더 쓸모 있어지는 복제인간 '미키'의 이야기. 시작부터 봉준호 감독다운 기상천외한 상상력이 기대를 모으게 합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그래서 진짜 미키는 누구지?", "원작 소설이랑은 얼마나 다른 거야?" "내가 만약 미키라면?"이라는 궁금증이 떠올랐습니다. 이 글에서는 '미키 17'의 줄거리부터 원작과의 차이점, 영화 감상평까지 모두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2. 줄거리: 얼음 행성 니플하임에서 펼쳐지는 생존기 (스포 주의)
2054년, 인류의 마지막 희망은 얼음으로 뒤덮인 외계 행성 '니플하임'에 달려 있습니다. 망해버린 마카롱 가게 때문에 사채업자에게 쫓기던 미키 반스(로버트 패틴슨)는 친구 티모(스티븐 연)와 함께 이 위험천만한 식민지 개척단에 합류하게 됩니다.
💀 소모품 인간(Expendable)의 운명
미키가 맡게 된 직업은 다름 아닌 '익스펜더블(Expendable)', 말 그대로 소모품 인간입니다. 이들은 극도로 위험한 임무에 투입되어 죽을 때마다 '재인쇄'라는 과정을 통해 기억을 유지한 채 새로운 복제체로 되살아나는 존재죠.
4년간의 우주여행을 거쳐 니플하임에 도착했을 때, 미키는 이미 17번이나 죽고 다시 태어난 상태입니다. 행성의 병원균 백신 개발을 위한 실험체부터 위험한 탐사 임무까지, 그야말로 인간 방패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죠.
🤯 예상치 못한 반전: 미키 18의 등장
니플하임의 토착 생명체 '크리퍼(Creeper)' 포획 임무 중, 미키 17은 균열에 빠져 죽을 위기에 처하지만 오히려 크리퍼들의 도움으로 살아 돌아오는 기적을 경험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식민지에서는 그가 죽은 줄 알고 이미 미키 18을 복제해 버린 것이죠. 식민지 규정상 익스펜더블은 단 한 명만 존재해야 합니다.
'멀티플(multiple)'이라는 금지된 상황에 놓인 두 미키. 같은 기억을 가졌지만 소심한 미키 17과 공격적인 미키 18, 완전히 다른 성격을 보이는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아슬아슬한 공존을 시작합니다.
이 모든 상황 뒤에는 크리퍼를 제거하고 행성을 장악하려는 원정대 지도자 케네스 마셜(마크 러팔로)의 야욕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누가 진짜 나인가?"라는 거대한 질문 앞에 선 두 미키는 과연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3. 원작과의 차이점: '미키 7' vs '미키 17'
많은 분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지점입니다. 바로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 7>과 영화 <미키 17>의 차이점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역시 제목의 숫자입니다. 원작에서 7번 죽고 8번째 삶을 살게 된 미키는 영화에서 17번 죽고 18번째 삶을 맞이합니다.
이 숫자의 변화는 단순히 횟수만 늘린 것이 아닙니다. 17번이라는 숫자는 미키가 겪는 '소모품'으로서의 삶이 얼마나 더 지독하고 반복적인지를 강조하는 장치입니다.
봉준호 감독은 원작의 독창적인 설정은 가져오되, 자신만의 색깔을 덧입혀 인물의 감정선과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를 더욱 강화했습니다. 원작의 결말과 영화의 결말을 비교해 보는 것도 놓칠 수 없는 재미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4. 감상평
💔 미키의 어리숙함에서 느끼는 안타까움
영화 초반, 미키가 얼음 절벽 아래로 굴러 떨어진 후 죽지 않은 채 누워 있는 첫 등장 장면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죽지 않은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티모에게 도움을 청하는 미키의 모습에서, 저는 묘한 연민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티모는 무기만 수거한 채 미키를 버리고 떠납니다. 어차피 곧 죽을 것이니까 구해주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이죠. 자신이 미키를 구하다가 죽을 수도 있다며 부탁을 거절하는 티모에게, 미키는 설득당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합니다.
매정하면서 빈정거리는 티모에게 당하기만 하는 미키의 어리숙함에 저는 화가 났습니다. 아무리 죽어도 다시 복제되어 살아날 수 있다고 하지만, 그가 죽을 때마다 느끼는 두려움에 대해서는 왜 아무도 생각하지 못할까요?
미키의 죽음이 너무나 익숙해져서 모두들 미키가 느끼는 고통을 간과하고 있었습니다.
😱 무관심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잔인함
이 영화는 인간의 잔인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었습니다. 복제가 가능하다는 전제하에 인간을 가지고 생체 실험을 진행하는 것이 영화의 주된 내용입니다. 미키는 복제가 가능한, 그러니까 생체 실험용 인간인 '익스펜더블'입니다.
생체 실험을 당한다는 것은 누군가가 겪고 고통을 받고 죽을 수도 있는 실험을 당하는 것입니다. 미키는 그렇게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수도 없이 겪고, 결국에는 죽음을 계속해서 맞이합니다. 하지만 미키는 복제되어 다시 태어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일까요? 죽어도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니플하임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은 미키를 인간이 아닌 실험용 쥐를 다루듯 합니다. 아무리 복제해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하더라도 그는 엄연한 인격을 가진 인간인데 말입니다.
그의 복제가 계속될수록 인간들은 그를 더욱더 소모품 취급합니다. "어차피 좀 있다가 다시 죽을 건데"라며 그를 인간 이하로 취급하죠. 그들은 잔인한 생체 실험을 계속 해내고 미키는 계속 고통받지만, 그들에게는 죄책감이 전혀 없습니다.
왜냐하면 미키는 그들에게 인간이 아닌 실험용 쥐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존엄성이 파괴된 니플하임의 환경은 정말 끔찍했습니다.
🎭 미키 17과 18의 흥미로운 대조
복제가 된다고 하면 비슷한 성격까지 가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요? 왜 미키 17과 18은 그렇게 다른 사람이었을까요? 영화를 위해서였을 수도 있지만, 너무나 다른 인간처럼 느껴졌습니다.
미키 17은 인류애가 있었고, 미키 18은 전혀 그런 감정 따위는 연연하지 않는 냉혈한 같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에 마셜과 함께 폭발 버튼을 누르기 전, 미키 18 또한 인간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용기 있게 마셜과 함께 폭발하기로 마음을 먹었지만 미키 18은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두려움은 인간만이 느끼는 감정입니다. 용기 있고 냉혈한 같아 보이는 미키 18도 여전히 인간이었던 것이죠. 그 순간 저는 미키 18에게서도 인간다움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 현실에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인간 복제의 딜레마
인간의 인생은 단 한 번만 살 수 있기 때문에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인간 복제를 통해서라면 인간은 여러 번 인생을 살 수 있게 되겠죠. 그렇게 되면 과연 우리는 더 행복할 수 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계속해서 우리는 또 다른 욕망에 휩싸일 것입니다. 그리고 더 더 더 행복하기 위해서 계속해서 복제를 반복할 것입니다.
그러면서 인생을 낭비할 것이고 인생에서 중요한 것을 놓치면서 살아갈 것입니다. 그것이 현실에서 절대로 인간 복제를 만나고 싶지 않은 이유입니다.
영화 속에서 인간 복제는 익스펜더블이라는 인간 소모품으로서 복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인간에게 유용한 실험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영화 속 장면들을 통해서 인간의 존엄성이 무너지는 모습을 너무나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그러한 모습에서 인간에 대한 혐오를 느끼게 됩니다. 무엇이 잘못인지 모르며 인간을 부속품으로 여기는 모습, 그런 모습의 인간이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소모품이 아니라 대체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이 영화는 강력하게 말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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