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에서 놓친 아쉬움으로 만난 영화 <고스트캣 앙주>. 37살 아재 고양이와 11살 소녀의 만남, 개성 넘치는 캐릭터 소개, 원작 정보, 로토스코핑 제작기, 줄거리와 결말, OTT 정보까지 담았습니다.
오랜 궁금증의 시작, <고스트캣 앙주>를 만나다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매년 가을 부산에서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를 손꼽아 기다리실 겁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인데요. 작년 부산국제영화제(BIFF) 상영작 목록을 살피다 유독 눈길을 끄는 작품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고스트캣 앙주>였죠. '말하는 고양이 요괴와 소녀의 이야기'라니, 호기심이 생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때는 기회가 닿지 않아 스크린에서 만나지 못했고, 마음속에 '보고 싶은 영화'로만 희미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그 존재를 거의 잊어갈 때쯤, <고스트캣 앙주>가 정식으로 개봉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오랜 궁금증을 드디어 해소할 시간이었죠. 이 영화는 단순히 귀여운 애니메이션이 아니었습니다.
실사 배우들의 연기를 먼저 촬영한 뒤 그 위에 그림을 덧입히는 '로토스코핑' 기법으로 제작되어, 캐릭터들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놀랍도록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독특한 작품이었습니다. 귀여운 고양이 아재가 나오는 <고스트캣 앙주>에 대한 감상 후기를 풀어보겠습니다.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 소개
이 영화의 매력은 독특한 캐릭터 설정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주인공들의 만남과 이들을 둘러싼 신비로운 이웃들이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듭니다.
- 앙주 (37세, 고양이 요괴): 주인공 '앙주'는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귀여운 고양이와는 거리가 멉니다. 나이는 37살, 스쿠터를 몰고 다니며 매사에 귀찮음이 가득한 '아재' 그 자체죠. 하지만 툭툭 내뱉는 말과 달리, 곁을 내주는 데에는 서툴지 않은 따뜻함을 가진 반전 매력의 소유자입니다.
- 카린 (11세, 소녀): 아빠 손에 이끌려 시골 절에 덩그러니 맡겨진 '카린'은 세상에 대한 불신과 까칠함으로 가득 찬 11세 소녀입니다. 돌아가신 엄마를 그리워하며 마음의 문을 닫았지만, 앙주와의 기묘한 동거를 통해 조금씩 세상을 향해 발을 내딛습니다.
- 마을을 채우는 신비로운 요괴들: <고스트캣 앙주>의 세계는 두 주인공만으로 채워지지 않습니다. 인간과 요괴가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이 마을에는 개구리, 버섯, 너구리 요괴 등 다채로운 이웃들이 등장합니다. 특히 불운을 몰고 다니는 '가난신'을 비롯한 요괴들은 혼자 남겨진 카린의 곁에서 때로는 위로가 되어주고, 위험에 빠진 카린을 돕기 위해 노력하며 이야기의 따뜻함을 더합니다. 이들의 존재는 평범한 시골 마을을 신비로운 모험의 무대로 바꾸어 놓으며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원작: 이마시로 다카시의 <고양이 요괴 안즈 짱>
<고스트캣 앙주>는 이마시로 다카시의 만화 『고양이 요괴 안즈 짱(化け猫あんずちゃん)』을 원작으로 합니다. 원작은 요괴와 인간이 자연스럽게 어울려 살아가는 독특한 세계관 속에서 주인공 '앙주'의 기묘하고 코믹한 일상을 담은 옴니버스 형식의 만화입니다.
영화는 원작의 매력적인 캐릭터 '앙주'와 그 세계관은 그대로 가져오되, 한 가지 큰 변화를 주었습니다. 바로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인 소녀 '카린'을 새롭게 창조한 것인데요.
덕분에 원작의 단편적인 에피소드들은 '엄마를 그리워하는 소녀의 한여름 성장담'이라는 하나의 큰 줄기를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엮일 수 있었습니다. 원작자 이마시로 타카시와 꾸준히 소통하며 원작의 분위기는 살리되, 원작에는 없던 '지옥 장면'을 추가하는 등 영화만의 독창성을 더해 새로운 매력을 만들어냈습니다.
'로토스코핑' 제작기
<고스트캣 앙주>의 독특한 영상미는 '로토스코핑(Rotoscoping)'이라는 특별한 제작 기법에서 비롯됩니다. 이는 실제 배우들의 연기를 먼저 촬영한 후, 그 위에 애니메이터들이 프레임별로 그림을 그려 넣는 방식으로, 영화의 사실적인 감정선을 전달하는 핵심적인 장치입니다.
두 감독의 특별한 협업
- 실사 촬영: <린다 린다 린다>의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
- 애니메이션 작화: <하나와 앨리스: 살인사건>의 쿠노 요코 감독
이 협업 덕분에 배우들의 미세한 호흡, 예상치 못한 움직임, 음식을 먹는 소리 등 살아있는 디테일이 스크린에 고스란히 담길 수 있었죠.
7년의 제작 여정과 국제 협업
이 놀라운 결과물 뒤에는 7년의 제작 여정(2017~2024)이 숨어있습니다. 프로젝트가 여러 번 중단될 위기를 겪었지만, 프랑스 제작사 미유 프로덕션(Miyu Productions)이 합류하며 일본의 신에이 애니메이션과 특별한 국제 협업이 성사되었습니다.
특히 프랑스 팀이 일본의 실사 영상을 바탕으로 배경을 그려내면서, 일본인이 만들었다면 느낄 수 없는 독특한 향수와 이국적인 감성이 묻어나는 배경이 탄생했습니다.
<고스트캣 앙주> 줄거리와 결말 (스포일러 포함)
※ 이 문단에는 영화의 주요 줄거리와 결말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빠 '테츠야'는 엄마의 기일에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11살 딸 '카린'을 시골의 한 절에 맡기고 떠납니다. 홀로 남겨진 카린은 그곳에서 절의 마스코트이자 터줏대감인 고양이 요괴 '앙주'를 만납니다. 까칠한 소녀와 귀찮음 많은 아재 고양이가 함께 살게 되지만, 이들의 관계는 삐걱거리기만 하죠.
그러던 어느 날, 카린은 불운을 가져다주는 '가난신'을 만나게 되고, 그를 통해 저승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됩니다. 돌아가신 엄마를 만나고 싶은 마음에 카린은 위험한 여정을 결심하고, 그런 카린을 못 이기는 척 앙주가 동행하며 둘의 진짜 모험이 시작됩니다.
저승에서 우여곡절 끝에 엄마의 영혼을 만난 카린은, 엄마를 데리고 이승으로 도망을 갑니다. 하지만 곧 뒤따라온 염라대왕과 저승의 도깨비들에게 붙잡히고 맙니다.
엄마와 이별하고 싶지 않아 했던 카린은 결국 엄마가 이미 이승의 사람이 아님을 받아들이고 슬픈 작별 인사를 합니다.
이승으로 돌아온 카린은 앙주와 함께한 한여름의 모험을 통해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고 한 뼘 더 성장합니다. 앙주는 그런 카린을 위로합니다. 엄마 대신 영원히 죽지 않는 자신이 카린의 옆을 지키겠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빚을 갚고 다시 절로 돌아와 카린을 데리러 온 아빠. 앙주와의 이별을 받아들이기 힘든 카린, 아빠와 함께 떠나려던 기차역에서 뛰쳐나와 앙주에게 달려가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영화는 누군가를 떠나보낸다는 것, 그리고 남겨진 이들이 슬픔을 끌어안고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따뜻한 위로를 건넵니다. 그리고 영원히 함께 할 고양이 요괴 앙주가 있어 카린은 더 이상 슬프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바로 <고스트캣 앙주>를 만나보세요! (OTT 정보)
<고스트캣 앙주>는 귀여운 그림체 너머로 상실의 아픔을 보듬는 성숙한 위로를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기묘하지만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만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부산국제영화제의 아쉬움으로 시작되었지만, 제 마음속에 깊은 울림을 남긴 영화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현재 <고스트캣 앙주>는 티빙(TVING)과 넷플릭스(NETFLEX)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2025년 8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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